오는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후,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고 조작했던 박근혜가 탄핵되었지만,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조차 외면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도하는 일도 없습니다. 윤석열 정권 때 일어났던 이태원 참사마저도 진실의 기억을 지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감추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는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농성장에 있었습니다. 밀양시 단장면 용회마을 뒷산에서 세월호 참사 방송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구조되었다”라는 방송 자막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성목요일 아침 미사를 산정에서 봉헌하고 부산으로 돌아와서야 학생들의 구조 소식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각자의 분야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연대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었던 가족들이 외로워 마시라고 손을 맞잡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힘으로 세월호 어머니들은 숨을 쉬며 살아오실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식들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들이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아픔을 견뎌내야 할까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희생된 이들을 잊지 말고 기억합시다. 침묵하지도 맙시다. 기억의 진실을 외면하지 맙시다. 기억은 연대입니다. 연대는 사랑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모든 이들과 가족들에게 하느님의 평화를 빕니다.
<가톨릭뉴스 지금 여기>(http://www.catholicnews.co.kr)에도 실린 글입니다.
펀집 : 하성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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